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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최영묵 │ 편집인: 김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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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노동자다
大파업의 시대, 깊은 이해와 공감 필요
​기사 최초 등록: 19/12/18
​기사 최종 수정: 19/12/18
    사람들은 평상시 자신을 편리하게 해주었던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하면 짜증을 낸다. 그것이 왜 바뀌었는지는 궁금하지 않고 내 생활 균형을 깨트렸다는 결과에만 집중한다. 어느 날 한 시간 반 넘게 1호선을 타야만 집을 갈 수 있는 통학생 친구가 “1호선 또 파업한대. 짜증나 죽겠어”라며 내게 투덜댔다. 내가 왜 파업을 하는지 아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1월 20일부터 시작한 철도 파업이 5일 만에 막을 내렸다. 언론들은 5일간 이를 보도하면서 여러 대학의 논술 시험 등 수험생 이동에 차질을 빚게 생겼다며 파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태까지 언론이 파업에 대해 다룬 보도 행태와 다를 바 없었다. 최근 고양시 버스회사 명성운수 노조도 파업에 돌입했고, 톨게이트 노조 파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올해만 해도 크고 작은 파업들이 여러 개 있었다. 한편, 파업 때문에 기업이 몇 억을 손해 봤다는 기사도 쏟아졌다. 언론은 파업이 왜 일어났는지가 아닌, 파업으로 생기는 국민의 피해를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大파업 시대라고 불릴 만한 현재, 언론 보도는 여전히 親기업적, 親자본적이다.

    언론이 현상에만 치우친 보도를 일삼으니, 시민들의 인식도 거기까지다. 대부분 사람은 노동자 계급임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파업에 대한 생각이 편협하다. 노조 설립과 파업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노동 삼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다. 헌법은 최고법이라는 특성상 추상적인 문장들로 가득하지만 노동 삼권만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그 이유는 해당 권리들이 하위법에 명시된다면 지켜질 가능성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와 헤게모니 지배계급인 자본가에 의해 노동자들의 권리가 짓밟히지 않기 위해서 최고법인 헌법에 노동권을 명시한 것이다.

 

    우리는 같은 처지인 노동자끼리 노조를 빨갱이라 욕하고, 파업을 나쁘게만 바라본다. 그러나 주변을 되돌아보면 나의 부모님도, 당신의 부모님도, 당신 친구의 부모님도 전부 자본주의 아래에서 한낱 힘없는 노동자에 불과하다. 또한, 당신도 노동자다. 아르바이트나 국가근로를 하며 인턴 생활을 하고 회사에 취직할 것이다. 개천에서 나봤자 뱀이다. 자본주의 아래에서 우린 절대 용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뱀구이가 되지 않게 이빨에 독을 품고 발버둥 쳐야 되지 않을까?

    당신에게 묻고 싶다. 파업 때문에 당신이 크게 피해를 본 적이 있는가? 가야하는 곳에 가질 못했나? 업무를 보는 데 제약이 있었는가? 있었다면, 그 피해가 클수록 더 중요한 업무라는 뜻이다. 중요한 업무일수록 더 나은 대우를 해야 마땅하다. 철도 파업이 당신을 불편하게 했을지도 모르나, 당신이 평소 편리하게 누리고 있던 것들이 어쩌면 당연한 것들이 아닐 수도 있다. 노동자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승준 기자
kimkamel@iclou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