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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고 있는 시민영웅들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영웅’이 될 때다
​기사 최초 등록: 19/12/18
​기사 최종 수정: 19/12/18
     나는 길에 다니면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을 종종 마주하곤 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의식을 잃거나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하지만 선뜻 나서서 도움을 준 경험은 없다. 나서기가 두렵기도 하고 괜한 책임을 떠맡을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지난 4월 17일 진주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흉기 난동 살인사건 당시 칼에 찔려가면서 주민을 대피시켰던 정연섭 씨는 그날의 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직장이었던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해고당했다.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서 접하는 시민영웅들은 어떠한 의무와 책임이 없음에도 자신의 인생과 목숨까지도 내걸고서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 무엇이 그들을 행동하게 했을까?
김동수 씨가 세월호 사고 당시 학생들을 구조하는 모습 ⓒSBS
    2018년 5월 봉천동 화재로 인해서 건물에 갇힌 시민들을 구해낸 박재홍씨는 용감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다시 위험에 처한 상황에 있다면 주저 없이 다시 도와줄 것이다. 그것이 옳은 일이다.”라고 답했다. 2019년 7월 부산에서 맨손으로 승용차를 들어 올려 시민들 구한 영웅 중 한 명인 고등학생 정해정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ㅁ이다.”라고 답했다. 많은 시민영웅들은 그들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했던 행동에 대해서 그저 당연한 일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이런 시민영웅을 환영하고 응원하는 이유는 실제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들처럼 행동할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안타까웠던 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시민영웅이 존재했다. 소방호스를 몸에 감고 20명의 학생의 목숨을 구해낸 ‘파란 바지의 의인’ 김동수 씨가 바로 그 영웅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사고 당시 학생들이 그를 바라보면서 도와 달라고 애원하던 모습을 기억하며, 구조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트라우마로 인해 생업이었던 트럭운전을 포기하고 제주도에서 사실상 요양과 다름없는 삶을 살면서 병세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신과 약을 지속해서 복용하고 사고로 인해 생긴 상처들로 인해서 예전과 같은 건강했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의 몸 곳곳에는 자해한 흔적이 남아있다. 그는 희생당한 학생들이 생각나거나 구조에 늑장을 부리고 변명에만 급급했던 정부를 떠올리면 화가 치밀어 자해 했다.
     소방관과 경찰이 그들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 인명구조를 하다가 피치 못할 상해를 입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들과 달리 책임을 부여받지 않은 일반 시민이 그들의 일을 대신하여 대의를 다하다 사고를 당하고 생명을 잃었다면 그에 마땅한 위로와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많은 시민영웅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남겨진 영웅들의 가족들 또한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기대하고 그 영웅에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기만 할 뿐이다. 용기 없는 우리가 직접 시민영웅이 될 수 없다면, 영웅들의 활약을 지원하고 보장하고자 하는 뜻을 모으는 노력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영웅들도 그들을 구원해줄 영웅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에, 우리들이 그들의 구원자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변상현 기자
bsh199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