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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최영묵 │ 편집인: 김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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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첨단기술은 없다
'고령사회' 알맞은 노인친화적 기술 필요
​기사 최초 등록: 19/12/18
​기사 최종 수정: 19/12/18
    많은 것들이 고도로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인간은 여러 득과 실을 동시에 경험 중이다. 첨단기술의 발달은 모든 이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첨단기술이 젊은 비장애인 중심으로 구현돼 있다. 여기에서 소외가 발생한다. 노인들이 겪는 ‘디지털 소외’는 그들의 일상을 불편하게 만든다.
사회에서 소외되는 노인들

    노인 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들의 정보격차는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장년층들의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 사용 비율은 청년층 세대에 비해 낮았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디지털화된 시설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노인들이나 사회 소외계층 또한 디지털 기기를 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정보격차는 단지 불편의 수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키오스크 도입 문제이다. 먹을 때조차 격차와 소외를 겪어야 한다면 이것은 편의의 문제를 넘어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메뉴를 주문하거나, 극장에서 영화표를 예매할 때, 심지어 명절에 기차표를 예매할 때도 모두 ‘키오스크(KIOSK)’를 사용해야 하는 세상이다. 키오스크는 무인단말기를 뜻하며 컴퓨터화된 자동화기기를 통칭하는 말이다. 키오스크로 인해 생긴 편리함은 무수히 많다. 줄을 길게 서지 않아도 되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업체 입장에서도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단점이 있다. 노인들이나 장애인들(특히 시각장애인)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터치스크린식 작동법이 불편을 야기한다.

‘고령사회’ 위한 테크놀로지 부족

    최근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한국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가 14.3%를 차지하게 되었다. 2017년 11월 기준으로 0.1%나 늘었다.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다. 유엔에서는 전체 인구 중 노인 비중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 사회’라고 구분한다.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한국 사회는 2000년에 노인 비중이 7.3%가 된 이후로 17년 만에 ‘고령사회’로 본격 진입한 것이다.

▲한국은 2017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통계청

    늘어난 고령 인구에 비해 그들을 위한 첨단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이 터치스크린으로 변화하는 추세에서 노인들은 터치스크린에 익숙지 않다.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85세 안건형씨(가명)는 터치스크린식 스마트폰을 2년째 사용 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문자 하나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제일 어려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터치스크린이라는 말이 뭔지 모른다. 이게 누르는 게 참 어렵다. 손주한테 카카오톡을 보내는 법을 배워도 할 때마다 자꾸 잊어버린다. 어떤 걸 누르면 다른 게 뜨고.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매일 물어보기엔 애들이 바빠서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MIT 노화연구소(AgeLab)에서는, 노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손의 습기가 줄어들어 터치스크린 작동이 힘들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MIT AgeLab에서 개발한 아그네스 수트. 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수트다. 
AgeLab는 노화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MIT AgeLab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의 김명준 소장은 “노인을 비롯한 장애인, 아동, 이주민 등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다양한 계층의 서로 다른 조건과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는 현재의 조건을 지적했다. 따라서 김 소장은 “개발과정 및 개발주체와 관련하여 다양성의 요소가 필수적으로 고려되도록 기업 및 연구소 등의 인식을 제고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비장애인 중심으로 모든 기술이 개발된 후 사후적으로 특정 계층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는 (항의 혹은 개선투쟁 등) 소모적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노인차별’ 성찰해봐야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노인들을 소외시키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안 씨는 성경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점은 좋다고 말했다. 노인친화적인 기술이나 제품이 아예 없지 않다. 그럼에도 이러한 종류의 제품이 나오면 그것을 사용하기 가장 꺼리는 이들이 노인이다. 노화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에 대해 투쟁하거나 직면하기보다는 오히려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우회적인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 보편적인 노인의 정서다. 스스로 늙었다는 것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안씨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일들을 자식들에게 숨기고 싶다. 자주 넘어지기도 하고 자그마한 것 하나도 까먹기 마련이다.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며 나이 듦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특정 연령대에 걸맞은 장소와 활동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는 노인에 대한 차별을 강화한다. 사회·문화적 약자가 편해질 수 있으면 우리 모두가 편해지기 마련이다. 노인문제는 더욱 그렇다. 나이가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된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나이 듦에 대해 어떤 태도와 제도를 가지는지는 매우 중요한 쟁점이다.

김산하 기자
juniorsanh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