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학생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평등한 기회가 마련돼야
​기사 최초 등록: 19/12/18
​기사 최종 수정: 19/12/18

    성공회대는 다른 학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입시 전형이 있다. 바로 열린 인재 ‘대안학교 출신자 전형(이하 대안학교 전형)’이다. 성공회대뿐만 아니라 총신대, 한동대, 한신대 등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위해 대안학교 학생들만의 전형을 시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은 이 전형을 몇 년 유지하지 못한 채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이처럼 대안학교 학생들에게 대학이라는 넘지 못하는 큰 벽이 존재한다.

대안학교는 어떤 곳인가?

    대안학교란 기존 공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학생들 개개인의 자율적 학습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도록 고안된 특별 학교다. 자연 친화적이며 공동체적인 삶을 이어간다는 교육목표 아래 자유로운 교육과정과 다양한 교수방식을 추구한다. 경상남도 산청에 있는 간디 대안학교를 졸업한 사회과학부 정성현 씨는 “간디 대안학교에서는 텃밭 가꾸기, 록 밴드 활동, 친환경적인 생필품 만들기 등 생태적이고 예체능에 관련된 수업이 많다”라고 했다. 1921년 영국에서 서머힐 학교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설립된 것은 1990년대 이후이다. 1997년 경상남도 산청 지리산 자락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전일제 대안학교인 간디 청소년학교를 필두로 대안학교가 확산하였다. 대안학교의 종류는 다양하다. 열린 학교, 자유 학교, 공동체 학교, 다문화적 학교 등 그 목적이나 운영 방식에 따라 분류를 할 수 있다, 또한 이외에도 학력 인정 여부에 따라 인가형, 비인가형 학교로 구분된다.

바뀌지 않는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들

    정 씨는 “대안학교는 방황하는 학생들이 가는 곳 아니야?”라는 질문을 들을 때 매번 해명하는 것이 불편했다고 한다. 또한 친구들은 “너 대안학교 나오면 뭐 할래?” 라는 말을 종종 들으며 “대안학교에 대한 잘못된 편견들이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여태전 남해 대안학교 상주중학교 교장은 “잘난 놈들은 ‘특목고’ 보내고 못난 놈들은 ‘특성화고’나 ‘대안학교’로 보내야 한다는 발상에서부터 우리 교육은 뒤틀리기 시작했다.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의식을 넘어서 이제는 정말이지 학교 교육에서부터 ‘함께 가자 우리'를 외칠 수 있도록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대안 교육을 ‘일진이나 사회 부적응자들이 모이는 교육’이라고 정의 내린다면 대안학교에서 수용한 학생들을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찍는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대안 교육의 본질을 흐릴 우려가 있다.

​대안학교  ⓒ다음 카페 ‘경기도중등독서연구회’>
대안 교육은 ‘생각하게 하는 교육’이다

    성공회대학교에서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대안학교 전형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38명의 대안학교 학생들을 선발했다. 우리대학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소속인 박정선 씨도 그중 한 명이다. 김제에 위치한 지평선고등학교에 졸업한 박 씨는 대안학교 교육은 ‘생각하게 하는 교육’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일반 학교는 우리가 밟아본 역사를 배우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대안 교육은 우리가 밟아온 역사를 바탕으로 사회문제에 관해서 토론하는 수업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라면 어땠을까?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인권 의식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다. 나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대안학교 교육에 대해서 높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최근 문제 되는 각종 혐오 문제에 빗대어 대안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대안 교육은 인권에 관심이 많다. 생각과 토의는 혐오와 갈등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고, 상대방이 나보다 낮다는 시선이 기본적으로 깔려있기에 혐오하는 것이다. 현재의 교육(일반 학교)은 이런 시선을 만들기 충분하다. 성적을 통해서 사람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높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공감하는 능력을 버리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안학교 전형은 성공회대 발전의 기반 중 하나

    성공회대학교 입학홍보처(이하 입홍처)에서는 교내 교육이념인 ‘열림, 나눔, 섬김’을 통해 대안학교 전형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태운 입홍처 주임은 “창의성이 중시되고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중요해지는 시대이다. 대안학교 출신자들이 일반 학교 출신자들과 함께 대학 생활을 한다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결과적으로 성공회대 학생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대안학교 전형을 오랜 기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전했다. 이어 대안학교 학생들에 대하여 김 주임은 “획일화, 일 방향 된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학생들이다. 대안학교 전형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대안학교 전형은 상당 기간 유지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성현 학우 ⓒ우지민 기자

    대안학교 출신에게 대학 입학은 하늘의 별 따기다. 정성현 씨는 “대안학교 학생들은 대입에서 불리할 것을 감수하며 다니는 경향이 크다. 3년 동안 일반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이기기 힘들다”며 “그렇지만 대안학교 학생들은 본인의 가능성을 도전하고 스스로 적성을 찾으며 주도적인 삶을 사는 학생들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 교육제도에 대해서 그는 “요즘 들어서 수시보다 정시가 형평성과 공정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한 경향이 있다.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협소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대안학교 학생들을 위한 수시 전형이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들은 교육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있다. 대안학교 학생들도 평등하게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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