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나만의 차트’가 실검서비스의 대안?
차트가 존재하는 한 문제는 계속된다
​기사 최초 등록: 19/12/18
​기사 최종 수정: 19/12/18

    네이버가 지난 11월 28일, ‘나만의 차트’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이하 실검) 모바일 서비스를 1차 개편했다. 논란이 많았던 실검 서비스의 개선방안으로서 마련한 것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될 지는 의문이다.

    실검 서비스는 조작과 외압 의혹 이외에도 홍보, 마케팅, 여론몰이, 개인정보 유출, 명예훼손 등으로 늘 논란거리였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검색어 검증위원회’를 구성하여 제1기 4차례 (2012.9~2015.3), 제2기 5차례 (2015.12~2018.5)에 걸쳐 네이버 실검 서비스를 조사했다. 현재 네이버는 자체 검증관리기구를 두지 않고 KISO의 도움을 받아 실검서비스를 관리하고 있다.

검색의 자유가 악용되는 실검

    실검은 통상시간 10분을 기준으로, 이전 시간 대비 이후 검색량에 따라 15초마다 순위가 변동하는 방식이다. 많은 사람은 이 순위를 통해 사회적 이슈와 분위기를 파악한다. 때문에 공론장으로서 주목을 많이 받은 만큼 논란도 많았다. 조작, 외압, 마케팅, 홍보, 여론몰이, 개인정보 유출, 명예훼손 등이 그 예이다.

    KISO 검증위는 조작과 외압 의혹에 관해선 검증의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모든 로그 기록을 확인해야 하는 방대한 작업인 데다, 네이버의 로그 기록을 모두 분석하더라도 과연 ‘외압’ 또는 ‘조직’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 이유였다.

    실검전쟁, 여론몰이는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조국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나타났다. 사람들은 실시간 검색어로 정치적 입장 또는 응원 의사를 표현하며 순위를 다투었다. 이분법적인 여론몰이는 본질을 흐리고 왜곡한다. 주목해야 할 진실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순위 승부 게임으로 개인의 목적이나 의도를 내친다.

    네이버 차트를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하는 방식 중 하나인 ‘바이럴마케팅’도 문제다. 바이럴마케팅이란 네이버 검색 창에 브랜드나 브랜드 상품을 검색하게 유도하고,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힘으로 특정 목적을 홍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네이버로 자연스럽게 광고하고, 상품구매로 연결하는 것이다. 실검이 사회적 여론을 대변한다는 것과 의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바이럴마케팅으로 인한 소비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명 스타나 공인들 개인의 신상정보나 사생활이 실검에 올라 순식간에 퍼지거나, 근거 없는 가짜뉴스로 명예훼손 논란이 벌어지는 등의 경우도 많았다. 사건의 피해자나 피의자가 실검에 올라 공개되는 일도 있었다. 최근엔 실검에 ‘주한미군 철수’가 1위로 오르고, <조선일보>가 ‘주한미군 철수 검토’ 내용의 가짜뉴스를 퍼뜨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상시 열려있는 차트로부터 무분별한 정보 수용, 악의적인 목적성, 실검에 노출되는 시간에 비해 노출제외 대처는 늦기 때문에 벌어진다. 그렇다면 실검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검열 규정 추가...모호한 기준, 과잉제어 등 문제 여전

    실시간 차트에 노출되는 키워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네이버는 실검에서 키워드를 제외하는 방법으로 관리해왔다. 실검에서 키워드를 제외 여부는 기계적/수동적 두 가지 처리 방법을 거친다. 기계적 처리는 특정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으면 바로 노출제외를 하는 시스템이다. 기계적 처리 이후에도 문제가 있는 키워드들은 수동적 처리를 거치게 된다. 이는 실검 서비스 담당자와 담당 팀장 등이 의논하여 직접 제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외 여부를 논의하는 시간은 단 5분이다. 내부 ‘세부 운영정책(서비스 운영 가이드)이 있긴 하나, 7개의 노출 제어기준(개인정보 노출, 명예훼손, 성인·음란성, 불법·범죄·혐오성, 서비스 품질 저해-오타/특수문자/무의미, 법령 및 행정·사법 기관의 요청, 상업적·의도적 악용)이 모두 추상적이고, 기준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례가 제시되어 있긴 하나 담당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노출 제외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구조라고 KISO는 지적했다.

 

    KISO의 검증을 거쳐 실검 서비스는 변했다. 우선 수동적 제외 판단 검열 시간을 5분에서 10분으로 늘렸다. 정치, 사회적인 문제와 관련된 검색어를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노출제외의 결정을 할 때는 책임자급 3인 관리의 피드백을 거친다. 기존 노출제외 일곱 개 조항에서 제외 규정을 덧붙이고, 조항도 추가했다. 차이는 아래 <표1>과 <표2>로 확인할 수 있다.

▲<표1> KISO 검증 제1기 1차, 당시 2012년 9월 실검제외현황
▲<표2> 검증위 제2기 5차 2017.12.1. ~ 2018.5.31. 동안의 실검제외현황

    제외 사유 ‘법령 및 행정/사법 기관의 요청’은 줄곧 0건이었기 때문에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품질 저해’ 제외 사유를 세 분류로 구분한 것이 눈에 띈다. ‘유사 키워드’란 실검 상위권에 올라, 노출제외 되었던 키워드와 비슷한 것을 제외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방송이나 SNS를 통해 스타대열에 오르는 일반인들이 많아졌다. 이들 중 유명인과 공인을 정확히 구분해, 그들의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보호하고 소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지고 있다. 또, 다수가 이용하는 서비스다 보니 제외기준의 적합성 문제도 있다. 제외 사유를 세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제외 사유가 유동적이다. 더불어 불법/범죄와 반사회성/폭력 등의 구분은 미흡하다. 검증위 제1기 2차 보고서 15페이지엔 “‘북한전쟁 선포’를 불법성으로 일시 제외처리 되었음. 하지만 그 사유가 불법이라기보단 반사회성으로 분류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KISO는 지적했다. 혐오성으로 분류된 키워드가 과연 ‘혐오’의 것인지, 의문 제기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성인과 음란성의 기준 또한 모호하다. 이는 과잉제어 문제와 연결된다. 기계적 제외 장치는 특정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만 인식하고 과잉제외하는 부분이 있다. 논란이 되는 이 모 씨에 관한 키워드 ‘이00’ 검색은 모두 제외하는 경우, 신체 부위에 대한 검색은 성인으로 구분해 검색 결과에서 숨기는 경우 등이다. 이어서 사안을 그저 제외 사유 카테고리에 넣어 분류할 뿐, 제외 사유가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있다. 한편, 이미 실검에 오른 개인정보나 허위정보들은 삭제해도 그 피해가 남는다. 여전히 수동적 처리 절차에선 인간이 검열하기 때문에 적정성이나 객관성 문제도 있다.

‘나만의 차트’ 개편? 진짜 문제는 차트 그 자체
'나만의 차트’ 개편 이미지  ⓒ네이버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어리

    네이버는 ‘나만의 차트’ 개편 서비스를 네이버 모바일앱(10.14.1)에 선보였다. AI 기반의 검색어 추천 시스템 ‘리요(RIYO:Rank-It-YOurself)’가 급상승검색어 서비스에 적용되었다. RIYO는 개인별 설정 기준과 관심사에 맞추어 급상승검색어 차트 노출 여부를 결정한다. 또, 이벤트나 할인 정보가 많아짐에 따라 그 노출 정도를 개인별로 조절할 수 있는 강도 조절 옵션과 유사한 이슈로 상승한 다수의 검색어를 통합해 확인할 수 있는 ‘이슈별 묶어보기’ 그루핑 기능도 갖는다. 이 그루핑 기능은 12월 말 시사·연예 등 다양한 주제로 확대해갈 예정이다.

    ‘나만의 차트’로 서비스가 개편되면 문제는 사라질까? 오히려 연령과 관심사에 따라 사람들은 더 개인화될 것이다. 이는 사회적 여론 형성을 방해하고, 주목해야 할 사안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 세대와 선호에 상관없이 씹기 좋은 유명인 스캔들은 ‘차트’가 존재하는 이상 무조건 차트 안에 들 것이다. 모든 개인의 차트순위권에 들기 위한 차트 전쟁은 더 치열해질 수도 있다.

    무분별하게 생산, 소비되는 인터넷 정보를 통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네이버의 ‘차트’는 없애면 된다. 차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개선’이다.

이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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