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질서 없는 성공회대 동아리 ‘문화’
왕성한 활동에도 시설물 낙후와 연습 공간 부족 문제 등 심각
​기사 최초 등록: 19/12/18
​기사 최종 수정: 19/12/18

    지난 2019년 10월 29일(화) 오후 7시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 홀에서 꾼의 <사랑해>라는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성공회대 동아리들의 정기공연이 막을 올렸다. 성공회대 동아리 문화는 타 대학교와 달리 독특한 점이 있다. 위계질서가 없으며, 소외된 사람, 민중을 위해 노래하는 ‘우리’라는 문화가 있다.

▲성공회대학교 정문 (사진출처= 성공회대학교 홈페이지)  
술 강요, 위계질서, ‘똥 군기’ 세 가지가 없다!

    성공회대학교에는 현재 총 19개의 동아리가 존재한다. 각 특성에 따라 5개의 분과로 나뉘는 동아리들은 모두 각자의 색을 가지며 자신들만의 모토를 내세워 활동하고 있다. 농구 동아리인 플로우의 모토는 ‘Feel My Flow, 흐름을 느껴라!’로 운동 동아리의 매력을 발산한다. 공연 동아리 애오라지는 ‘민중과 하나 되는 애오라지’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노래를 부르며 성공회대학교 문화인 ‘나눔’과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 종교 동아리 CCC는 ‘Campus Crusade for Christ’를 모토로 내세운다. 뜻은 ‘주님을 위한 캠퍼스 십자군’이다.

   

▲성공회대 분과별 동아리 현황

ⓒ동아리연합회 네이버 카페

    그렇다면 성공회대 동아리만의 공통된 문화가 있을까? 꾼 소속 허담 씨는 “고향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직 대학교에 술을 강요하는 문화가 남아있다. 성공회대는 반대로 그런 문화가 없으며 술을 강요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용민 플로우 회장은 “성공회대 동아리는 개방적이며, (플로우는)운동 동아리지만 동아리 원간의 위계질서가 없다”라고 말했다. 김요셉 CCC 회장은 “타 대학교 CCC와 비교했을 때 느끼는 점은 아무래도 학번 차이가 크게 나지 않다 보니 서로 많이 편한 것 같고 장난도 많이 치는 점이 재미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이수 아침햇살 회장은 “꼰대 문화, 강압적인 선후배 관계, 교수와 학생의 수직관계 같은 문제에 반대한다”라고 말하며 “학생사회에서의 움직임을 통해 잘못된 것에 침묵하지 않고 연대하는 문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타 대학교는 일명 ‘똥 군기’라는 단어로 이슈가 됐다. 그에 반해 성공회대학교는 위계질서 문화를 지양하고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 이러한 점이 동아리 문화에도 녹아있다. 성공회대 동아리 평등한 관계를 바탕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라는 문화를 지니고 있다. 위계질서가 없고 편안한 분위기를 가졌으며, 잘못된 일에는 연대하여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동아리는 늘 연대한다

    성공회대학교 동아리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는 동아리 정기공연이 10월 29일부터 12월 13일까지 이루어졌다. 동아리들은 자신들만의 특색 있는 작품들을 정기공연에 내놓으며, 이 기사에서는 꾼, 애오라지, COL, 아침햇살의 정기공연을 준비했다.

▲꾼 정기공연 포스터 ⓒ동아리연합회 페이스북

<꾼>

 

    10월 28일 성공회대 정기공연의 시작을 알린 꾼의 <사랑해>는 “우리 곁에 있는 사랑과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 그리고 여러 종류의 사랑을 주제로 준비하게 됐다”라며 “연출을 맡으신 김동현 씨의 즉흥 창작극이다”라고 말했다. 연극을 좋아하는 재학생 함도윤 씨는 “전체적인 연극평은 대학 수준에 연극으로 볼 때 선방했다”라고 말하며 “2인으로 구성되는 스토리텔링이 계속 이어지는데 감성적인 부분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부분을 표현하면서 액션이나 대사를 읊을 때 전혀 틀리거나 당황하는 모습이 없어서 좀 더 몰입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꾼의 <사랑해>는 함도윤 씨뿐 아니라 다른 성공회대 학생들에게도 많은 호평을 받았다.

▲애오라지 정기공연 포스터 ⓒ애오라지 페이스북

<애오라지>

    애오라지의 정기공연은 동아리 모토인 ‘민중과 하나 되는 애오라지’를 잘 드러낸다. 애오라지는 “사회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루어 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다. 집회 시위에 나와 집회자와 마주하고 생각이 점차 바뀌는 의경의 성장스토리다”라고 말했다. 애오라지는 민중가요 노래패로서 그들이 가진 문화를 공연으로 승화시켰다. 최근 민중가요 노래패들이 사라져가는 타 대학교 상황과 다르게 애오라지는 자신의 문화를 굳건히 지키며, 공연을 통해 그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C.O.L 대표 이미지 ⓒC.O.L 페이스북

<C.O.L>

    밴드 C.O.L은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 홀이 아닌 홍대 AOR 클럽에서 정기공연을 개최했다. C.O.L은 “이번 정기공연 날짜가 크리스마스와 가깝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펑크’를 주제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기공연에 대해 “동문제와 달리, 동아리만의 힘으로 3시간 정도의 무대를 꾸며야 한다.”며, “다른 공연을 준비할 때보다 바쁘고, 공연장 대관이나 포스터 제작 등 신경 쓸 부분도 많아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정기공연을 통해 C.O.L은 동아리 모토인 ‘Challenge Of Life’를 바탕으로 음악을 통한 도전정신을 밝혔다.

▲아침햇살 대표 이미지 ⓒ아침햇살 페이스북

<아침햇살>

    아침햇살은 현대 사회의 문제로 새롭게 떠오르는 청년 문제를 주제로 정기공연을 기획했다. 이에 대해 아침햇살은 “20대의 각기 다른 청년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겪는 문제들에 대하여 보고 공감하고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아침햇살은 ‘자주적 삶을 지향하는 아침햇살’을 동아리 모토로 가졌으며, 타 대학교에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민중가요 율동패이다. 아침햇살은 한 나라의 대학생으로서 더 나아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주성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동아리 문화를 이번 정기공연에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

 

    정기공연에 대해 제29대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동연)는 “정기공연이라는 것 자체가 교내 축제보다 온전히 동아리만의 색채를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자리라고 생각한다.”라며 정기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동연은 “정기공연을 통해 각 동아리들이 가진 특별한 문화를 더 가까이서 직접 보고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정기공연을 향한 학우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세 가지가 아쉽다! 시설물·지원금·소통

    현재 학교 내에 활동하는 동아리들은 시설물 낙후와 연습공간의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제기한다. 근본적으로 학교 지원금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준형 애오라지 회장은 “연습공간과 지원금이 부족한 것에 절실함을 느낀다. 연습공간이 새로 만들어졌지만 이마저도 학교 내에 있던 곳을 개조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설이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수민 C.O.L 회장은 “학교 예산이 부족한 것은 알고 있다”라며 “동아리를 위한 예산지원이나 시설물이 열악한 상태이며 매년 교비도 줄어들고 있다. 낙후된 동아리방 시설 때문에 동아리원이 다치는 경우도 있다”라고 밝혔다.

    동아리 간 소통에 대해 아쉬움도 있다. 애오라지는 동연에게 “올해 동아리 대표자 수련회 준비가 미비했고 동아리 간의 소통이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애오라지는 “동아리 구성원끼리의 소통과 함께 학교 문화가 조성되어야 하는데 소통이 쉽지 않아 아쉽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제29대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심승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전예린 기자) 

    이에 대해 심승현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시설물의 경우 연습실 사용 공간 부족이나 곰팡이가 핀 동아리방 등 여러 시설물에 대한 피드백은 이번 연도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년째 계속해서 이어져온 부분이다. 저도 동아리연합회이기 이전에 동아리원으로서 너무나도 공감하고, 동아리연합회에서도 아쉬움을 느끼는 사항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지금도 계속해서 신규 동아리 신청을 받고 있으며 지원금을 배정해줘야 하는 동아리 수도 늘어나는 실정에 학교에서는 교비예산을 감축하려고 한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동아리 소통에 대해서는 “소통이 어느 정도 원활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그 이유에 대해서 “일단 비대위 체제가 정 체제보다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적 여유로움이 없어서 불안정성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동연과 동아리원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전체 동아리 대표자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회장단의 역량에 따라 그 소통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 동일한 공지를 반복적으로 하기도 한다.”며 이야기하였다.

    많은 동아리가 지원금 부족과 시설물 낙후, 동아리 간의 불통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동연도 동연만의 고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의 재정 상황과 교비 예산 감축의 문제가 맞물려있는 상황인 만큼 동연의 정 체제를 위해 각 동아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상호간의 소통과 이해가 더욱 필요하다해 보인다. 또한 학교 측에서는 동연과 동아리들의 어려움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른 시일 내에 해결에 나서야할 것이다.

 

2019년의 끝으로 달려가고 있는 지금, 다음 연도에는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닌 정식 동아리연합회가 세워지기 위해서 성공회대학교 학생들의 동아리에 대한 관심과 동아리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민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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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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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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